
로잘리나 공주는 잠을 이룰 수 없었어요. 성 발코니를 따라 달꽃들이 빛나기 시작하자, 공주는 침대에서 살며시 빠져나와 반짝이는 꽃길을 따라갔지요.

달꽃들은 로잘리나 공주를 나선형 계단 아래로, 성 안뜰 건너편으로 이끌었어요. 은빛 꽃잎들은 오래된 종탑을 가리켰고, 차가운 공기 사이로는 부드러운 노랫소리가 흘러나왔어요.

탑의 문 앞에서 로잘리나 공주는 손잡이를 찾지 못했어요. 돌벽에 박힌 달꽃 세 송이만 있었지요. 가장 밝은 꽃을 만지자 무거운 문이 달칵 하고 열렸어요.

안으로 들어가자 노랫소리가 더 또렷해졌어요. 로잘리나 공주는 먼지 쌓인 밧줄들을 지나 올라가다가, 종 아래 녹슨 새장에 갇힌 작은 한밤빛 파랑새, 문버드를 발견했어요.

로잘리나 공주는 빗장을 열어 보려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. 그러다 경첩 옆의 헐거운 핀을 발견하고, 그것으로 녹슨 걸쇠를 들어 올렸지요.

새장이 휙 열리자 문버드는 로잘리나 공주의 손 위로 팔랑 내려앉았어요. 문버드의 은빛 방울이 한 번 딸랑 울리며 위쪽의 조용한 종을 가리켰고, 계단에는 새로운 달꽃 길이 나타났어요.

탑 아래쪽에서 로잘리나 공주는 달꽃 길이 헐거운 돌 주위를 휘감고 있는 것을 보았어요. 그 아래에는 노래하는 이의 노랫소리로 따뜻해진 은빛 음표 하나가 놓여 있었지요.

로잘리나 공주는 먼지를 털어 내고 은빛 음표를 달빛에 비추었어요. 음표 위에 작은 선들이 나타나 조용한 종과 빛나는 별 세 개의 그림을 만들었지요.

문버드는 부리로 별들을 톡톡 두드린 뒤 계단 위로 날아갔어요. 로잘리나 공주가 따라가 보니, 같은 빛나는 별 하나씩이 표시된 종줄 세 개가 매듭으로 묶여 있었어요.

로잘리나 공주는 매듭을 풀었지만 종은 여전히 조용했어요. 그러자 문버드는 작은 은빛 방울을 첫 번째 줄에 대었고, 로잘리나 공주는 음표에 나온 순서대로 줄을 만졌어요.

줄들이 함께 당겨지며 깊고 포근한 쨍그랑 소리를 냈어요. 달종이 울리기 시작했고, 그 소리는 탑 안의 모든 달꽃에 은빛 물결을 퍼뜨렸어요.

새벽이 되자 로잘리나 공주는 곁에서 문버드가 팔랑이며 나는 가운데 탑을 나섰어요. 뒤에서는 성의 종들이 부드럽게 울렸고, 달꽃 길은 마치 밤 그 자체가 고맙다고 말하듯 집으로 굽이굽이 이어졌답니다.